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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기

가족여행을 마치고...
김*우 님 2017.07.26 조회 2069

아래 내용은 고객님께서 직접 다녀오신 여행 상품에 대해 작성하신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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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직장생활 다시 시작하니 예전보다 가족여행 일정 잡기가 수월하다. 소규모 자영업을 운영할 때는 명절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로 영업을 하다 보니 가족들과 함께 여행할 짬을 낸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였다.

이번에 대학 진학한 큰 딸은 어릴 적 가족여행을 자주 다녀 원없이 놀려봤기에 아빠로서 아쉬움이 덜 하나 막내는 정작 신나게 놀아야 될 초등학교 시절을 가게 쪽방에서 대부분을 보냈기에 사실 많이 미안하기도 하였다.

어렵게 다시 시작한 직장생활이지만 조심스럽게 최대한 휴무와 연차를 잘 배분하여 지금이라도 막내에게 많이 보여주고 놀려주고 싶은 것이 아빠의 마음이다. 살짝 무리한 일정이라고 생각되지만 짧은 휴가기간내 많이 보여주고 즐기게 하고 싶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돌아보는 여정을 이번에 선택하게 되었다.

자유로운 성향이라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편이긴 하나, 이번에는 대충 가이드가 이끄는대로 돌아보며 편하게 즐기자는 생각으로 패키지 여행을 선택하였다. 게다가 오래전 귓때기 새파랗던 시절 한번 다녀왔던 적이 있어 예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하기도 하여 그 도시들을 선택하였는지도 모르겠다.

선택의 이유야 어찌되었건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고 보고 먹고 느끼는 모습을 보는 것은 나에게 크나큰 기쁨이다.

 

이번 가족여행도 시작이 만만치 않다. 여행사와 계약도 두 달 전에 체결하고 관련 교통편 예매도 한 달 전에 미리 준비하고 설레이며 기다리고 있었다. 여행 떠나기 바로 전날 현장을 돌아보다가 오후 늦게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이번 여행을 신청한 여행사 직원이었다. 비행일정 조정으로 탑승시간이 두시간여 늦어진다는 것이었다. 살짝 짜증이 올라온다. 동시에 재빨리 머리를 돌려본다. 미리 예매해 두었던 고속버스표를 환불시키고 새 티켓을 예매하여야 한다. 비록 평일이고 휴가시즌이 아니라 티켓은 있으리라 예상되지만 알 수 없는 일 아닌가...
여행사 안내직원과 통화후 급히 사무실로 들어가서 기존 티켓을 취소하는 절차와 다시 보딩시간에 맞추어 표를 예매한다. 마침 여유 좌석은 있는 듯 하여 다행이라 여기며 예매를 하였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동대구환승센터에서 발생한다. 예매한 티켓을 발권하며 창구직원이 말하길, "손님이 예매한 차량은 구미와 김포공항을 거쳐서 가기 때문에 다섯시간 이상 소요되는데 괜찮으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아뿔사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 먹는 소리인가 이렇게 되면 여행사직원 미팅시간과 어긋나게 되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재빨리 인천공항 직행버스는 몇 시에 있는지 좌석은 있는지 가슴 졸이며 물어본다. 다행스럽게 있다. 역시 운빨 하나는 최고다. 가볍게 가슴을 쓸어내리며 또 하나의 추억여행을 시작한다.

비행기는 예정된 시각보다 조금 늦게 이륙하여 목적지인 쿠알라룸푸르로 향한다. 불쌍한 고관절이 꽤나 고생을 하고 상당히 지겨운 6시간여의 비행이 시작된다. 저가항공이라 흔한 영화관람 서비스 조차도 없다. 커피나 콜라도 돈을 지불해야 서비스 받을 수 있다. 그럭저럭 버티다가 착륙 즈음하여 갑자기 기내가 소란스럽다. 속으로 혹시 기체고장이라도? 다행스럽게 그건 아니었고 발리가 목적지인 승객들의 환승시간 부족으로 인해 다른 승객보다 우선 하차시켜 환승시각에 맞추어 주기 위해 소란스러웠다. 우리는 쿠알라 룸푸르(갈라지는 흙탕물)가 종착지라 느긋하게 내릴 준비를 한다. 우리도 예정보다 두시간여 이상 늦은 상황이라 도착일자에 예정된 일정을 소화될려나 의아스럽게 생각하며 공항에서 만난 가이드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후 가이드는 숙소 체크인이 늦더라도 당일 일정을 소화하겠다고 한다. 살짝 피곤하지만 어쩔 수 없다. 단체관광이라 자유여행처럼 행동할 순 없으니 말이다.

우선 옅은 분홍빛이 도는 핑크 모스크 이슬람 사원과 말레이시아 수상이 근무하는 수상청을 둘러보고 근처 식당에서 향신료향이 살짝 나지만 먹기에 그다지 부담이 없는 현지식을 식사한 후 말레이시아 쿠알라 룸푸르의 랜드마크인 동시에 극동건설과 삼성물산 건설 근로자의 땀과 노력이 배어 있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야경을 배경으로 한 컷 담고 근처 야시장에 들러 열대과일을 시식하고 숙소로 들어오니 여기 시각으로 12시 한국 시각으로 새벽 1시즈음 체크인을 한다. 새벽부터 꽤나 힘든 여정으로 가족 모두 지쳐 보인다. 땀으로 젖은 온 몸을 재빨리 씻고 컵라면 두 개와 열대과일 망고와 망고스틴을 안주 삼아 소주를 가득 채운 종이컵을 후다닥 비우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들 몹시 피곤했었나 보다. 모두 바로 골아 떨어진다. 피곤에는 잠이 보약이다.

다음날 7시반 즈음 모닝콜을 받고 일어나 주섬주섬 준비하고 로비로 내려가서 조식을 먹었다. 여행 단가 대비 호텔 시설이나 조식이 꽤나 고급지다. 푸짐하고 깔끔한 조식부페로 아침식사를 한 뒤 9시를 조금 넘겨 호텔을 나선다.

오늘 일정 첫 관광지는 국왕이 거주하는 왕궁을 들렀다. 노란색으로 도배된 왕궁을 배경으로 패키지 여행 특유의 사진 한 컷을 찍고 두번째는 국립 이슬람 사원에 들렀다. 건축을 하는 입장이라 그런지 그들의 사원 건축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성스러워 보이는 신전 내부는 무슬림만 입장 가능하여 그냥 신전 입구에서 한국 사찰에서 하던 방법으로 삼배를 하였다. 이슬람 사원에서 굳이 삼배를 한 이유는 종교란 숭배하는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숭배하는 이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금 근무하는 현장 앞 다사성당 성모당에도 가끔 들러 합장하며 기도 드린다. 사실 나에게 종교의 이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슬람 사원에서 여자의 경우 머리에 둘러 쓰는 히잡이 없이는 출입이 불가하여 아내는 히잡을 두르고 입장하였는데 꽤 봐 줄만 하다. 사원 맞은편에는 영국 동인도회사가 세운 철도청 건물이 꽤 다채로워 보인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활용된다고 한다. 입장하여 그들의 역사를 보고 느끼고 싶었으나 단체관광이라 불가하다. 살짝 아쉽다. 자유여행이었으면 입장하였을텐데..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세번째로 들른 메르데카광장은 말레이시아 독립선언을 한 광장이라고 한다. 선언을 한 그 자리에는 말레이시아 국기가 펄럭인다. 웬지 메르데카란 단어가 기억 한 켠 익숙한 단어라는 느낌이 든다. 더듬어 보니 말레이시아 메르데카배 축구대회에서 아나운서가 말하던 그 이름이 기억난다. 메르데카 잔디 광장을 가로질러 다시 버스를 타고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근처에 있는 도심 속 열대 우림 공원인 KLCC(쿠알라 룸푸르 시티 센터)공원을 방문한다. 인공폭포도 있고 넓고 얕은 풀에서 자유스럽게 물놀이도 가능하다. 발을 담그고 잠시 여유를 가져본다. 다시 버스를 타고 힌두교 사원이 있는 바투동굴로 향한다. 급한 경사 계단과 영악한 원숭이들 그리고 하늘이 보이는 큰 종유동굴에서 다시 한번 시바신의 아들인 무르간신에게 합장하고 기도 드린후 내려오니 시원한 냉기 도는 투어버스가 마치 천국인 듯 하다. 버스를 타고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기념물로 지정된 과거 해적이 난무했던 현대속 중세도시 말라카로 이동중이다.

 

대구, 인천공항, 쿠알라룸푸르, 말레카, 싱가포르, 다시 쿠알라룸푸르 그리고 인천공항에 이르는 3박5일의 꽤 빡빡한 패키지 여정을 마무리하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집사람과 딸이 쇼핑에 정신을 팔고 있는 사이 대충 끄적여본다.

말레카에서 이십여년하고도 육년전 세상 물정 모르고 까불대던 젊은 영혼이 밟았던 과거의 길을 가족을 데리고 다시 되짚어 보니 참으로 감회가 남다르다.

말라카 여정을 끝으로 말레이시아 투어를 마치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국경인 조호르바루를 지나 싱가포르에 도착하여 꽤나 촘촘한 일정의 패키지 여행을 하고 나니 살짝 지치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짧은 시간내 그 지역을 재빨리 둘러보는 것은 패키지 여행만한 것이 없는 듯 하다. 빡빡한 일정때문에 주어지는 자유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아 임팩트 있는 기억은 조금 흐릿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Gardens by the bay의 거대 실내 정원인 Flower Dome과 Cloud Forest에 담겨진 아이디어의 발상과 규모에 마냥 놀랍기만 하다. 게다가 팝송에 맞춰 Super Tree Groove가 표현하는 몽환적 조명은 가히 예술의 경지이며, 흐드러진 불빛들과 조화되는 싱가포르 야경 또한 예술일 따름이다. 이것만 해도 경비를 추가로 지불하는 옵션관광이 전혀 아깝지 아니하다. 주룽 새공원 버드쇼, 쌍용건설이 시공한 마리나 샌즈베이 호텔의 최상층 전망대도 괜찮은 볼거리이다.


어찌되었건 가족 구성원들과 추억이라는 또 하나의 페이지를 채워본다. 사소한 에피소드 몇 가지는 있었지만 무탈한 마무리가 너무나 감사하다. 시간 흘러 희미해진 기억 되살리며 그 추억의 페이지 다시 펼칠 그 날을 고대하며 즐겁고 행복했던 이번 가족여행을 마무리한다.

 

이건우 가이드님 감사합니다... 열정적인 가이드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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